친구야
한국은 어때?
여긴 이제 겨울에서 다시 따뜻해지려고 하는것 같애.
거긴 아직 많이 더우려나?
어렸을 때 배운 편지 쓰는 방법을 그대로 쓰고있구나 ㅋ 안부인사는 주로 날씨를 묻는 뭐 그런..
각설하고 무슨일이냐고?
별 일 아냐
그냥 오랜만에 외장 하드 옆에 있길래 놋북에 넣고 봤다가
전에 찍은 많은 사진들을 다 훑어봤어..
너희들과 찍은 수많은 사진들과
뭐 물론 난 서울에 일찍 올라와서 혼자 살았기 때문에 주로 여친 사진이 많았지만 ㅋ
갑자기 너네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너네 생각이 난건지 여친들 생각이 나서 그냥 괜히 뭔가 적고 싶은건지는 잘 모르겠고
마침 한국 노래 들으면서 오랜만에.. 사진 보니 ..
또 막 그리운거 있지 ㅋㅋ 너네랑 마신 소주들
너네랑 먹은 안주들 갔던 나이트 클럽들 같이 만났던 그 날들. 함께 있었던 그 때
나만 지금 호주에 있는거지? 너네는 다 같이 있는건가?
나 한국 가면 다를건 없겠지? 우린 그냥 이대로겠지?
나 호주갔다왔다고 너네 소주 빨때 나보고 와인이나 쳐마시라고 하진 않겠지?
한국이 뒤집혀 있거나 그렇진 않겠지?
4대강 파느라 좀 뒤집혀 있긴 하겠구나.
가끔 꿈에 너네들이 나와 깨고나면
.. 외로움 타나? 싶은데 바쁘게 금방 다시 지내다 보면 깜빡 잊어 .
가족이나 친구나.. .. ..
나 얼마 멀리 있는건 아닌데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나 모르겠어
나 여기 있어도 거기는 그대로 돌아갈게 떠오르고 날 그리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여기서 이러고 있는게 나한테는 맞는 일인데 왜 거기 있는 사람들만 생각하면 바로 가고 싶은거지
고개를 좀 젓고는
다시 맘을 다잡아
돈 벌어가고 많은걸 경험하고 가고
너넨 다 존나 부러워 할꺼야 야 그새끼 호주 워킹 갔다 와서 몇천 모아와서 장사한다고 하더라
양냄비랑 찍은 사진도 존나 많던데? ㅋㅋ 그새끼 그럴줄 알았어 야 전화해봐 나오라 그래
하고 날 찾으면
우리 같이 소주잔 꺾어가며 흥청거리겠지 일차는 내가 쏠게 이차 룸은 니가 쏴 ㅋㅋㅋ
아냐 그때는 내가 룸빵 쏠정도로 돈이 있을테니 함 쏘지 뭐. ㅋ
지금 내가 무슨 말하는지 알아?
여기서 외로울 때 너네 볼 생각하는거 그대로 말하고 있는거야 ㅋㅋㅋ
일년 반 이년 정도 뒤면 한국에 가겠지
그때 너네랑 놀 것들 우리 가족이랑 할 것들
외로울 때마다 곱씹고 다잡아. 나 그렇게 강하진 않나봐. 멀리 있다는게
보고싶은 사람 못 본다는게 날 약하게 만드는것 같아.
지금도 괜히 옛날 사진 보고 감상에 젖었잖아 흥건해 아주 ㅠㅠ
...보고싶어
그리워..
그 때 함께 한 시절들
돌아가면 ..함께 즐겁게 다시 몇날을 보내자..
나 존나 잘지내고 있으니까 이런거 끄적거렸다고 약해빠진 소리 하고있네 뭐 그러지 말고 이시키들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