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추석이라 어머님 집에 다녀왔다.
아내는 외국인이지만, 추석이라는 한국 전통 명절을 보내려
새벽 4시까지 전을 부치고, 닭을 삼고
나물 무치고 산적 꿰고,
등등.
해서 어머님 집에 가서 제사상 만들어보고 왓다.
사실 기독교집안이라
제사상을 차린 적이 없었는데
아내가 너무 열심히 준비해서 흐하하ㅏㅏ
홍동백서
어탕 육탕 등등
그런거 있는걸 나도 처음 알았다.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닌 우리 집은
제사를 지내면 귀신을 믿는다는 이야기때문에 그렇게 제대로 지내진 못하고,
기독교 식으로 주기도문 기도 찬송 사도신경 으로 제사를 지냈다.
이제 아버지는 중국에 사업차 가 계시고,
혼자 되신 할머님과, 외할머님..
갔다가 뭔가 좀 짠.. 해서 왔다.
나도 늙을 것이며,
이 글을 보는 당신도 늙을 것이고,
생을 마감하는 그 날은 올것이고,
그 때 나는 무얼 이루었을까.
아기랑 할머니 집에 갔는데 아기가 할머니가 낯선지 보자마자 울어버렸다.
이제 막 삶을 시작하는 아기와,
황혼을 향해 걸음을 옮기시는 할머니.
내가 나이 먹고, 할아버지, 손자 손녀를 보면
무슨 기분이 들까.
내 나이 이제 겨우 31 밖에 안되었는데, 이런 생각은 이른 생각인가.
갑자기 멍..해져서 라면을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