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은 그때 쳐 울며 부른 노래. 소리만 있어요.

 

 http://youtu.be/HgBInuU0KxU 





대화가 제대로 안되면. 정말 힘들다. 뼈저리게 느낀 나날들이었다.

통역의 힘이 대단하다.

말릭의 어설픈 통역과 자기 의견 제시로 그녀와 나의 관계는 멀어지고.

영어를 좀 하는 티무르와 만나 그녀와 대화를 시도한다.

= 경운기 너보고 왜 왔냐 그러는데?

- 내가 여태 이야기 한건 왜 못알아먹는거야.. 알아듣는척 하고서 또 이렇게 물어보니 갑갑해 죽것구만.

결혼하고 싶어서 왔다그래 . 아니 처음엔 결혼하고 싶은건 아니었고 보고 싶어 왔는데 와서 만나고 보니

결혼하고 싶다고. 평생 찾아헤맨 이상형이라 그냥 지금 결혼하고 싶다고.

= 얘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데?

- 뭐가 문젠가 물어바바

= 첫째로 어머니 혼자 여기 살고 계셔서 떨어질 수가 없고.

둘째로 결혼까지 하기에는 너를 모르고

셋째로 러시아 말을 애가 조금 하는데 잘 못하는거 같애 뭐라 하는데 모르겠어. 근데 너 안좋아하는거 같애.

- 시발 끊어봐 . ㅠ. 다시 전화 한다고 하고.


그러고 영어로 편지를 썼다.

티무르는 해석해주고. 아니..번역해주고.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편지를 읽어줬다.

편지 내용은 이랬다.

있던 이야기 그대로 썼다.

한달전 널 봤어. 매일 봤어. 꿈에 나왔어. 여기에 왔어.

첨엔 사랑이 아니었어 . 근데 너와 만나며 사랑에 빠지게 되었어.

너랑 한국에 같이 가고 싶어.

나 너 많이 사랑하는것 같애. 벌써 사랑이라 생각하면 정신나간 놈같이 보이겠지만

원래 사랑이 그런거야. 사람한테 미치는거.

이거 평생 갈것만 같은 기분이야.  나 평생 너한테만 미쳐서 살 수 있을것 같애.

근데 넌 날 싫다고 말하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만약 맘에드는 다른 남자가 있거나 내가 너한테 부족하거나 하면 이야기 해

내가 포기할게

난 너가 행복하길 원하지. 좋지도 않은 사람과 평생 살길 원하진 않아.

너가 그랫잖아 우즈벡 여자는 남친 못만든다고.

그래서 나 너랑 사귀어보고 싶은데 안된다니까 결혼하고 평생 사귀자.

이런거 한국 문화와는 많이 틀린데 난 지금이 내가 결혼 할 때라고 생각해.

너도 그렇게 생각해서 결혼회사에 문의를 한거같구.

...... 결정 하고 이야기 해줘.

싫다면 내가 널 포기 할게.

이렇게 써서 주니

그녀는 어느 한 부분에서 티무르와 길게 이야기를 한다.

- 뭐라는데? 왜?

= 기다려바 -_-

응.

속이 탄다. 물인지 술인지 벌컥벌컥 들이켜도 알코올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벌써 취했나? 했지만 물이었다.

다시 12% 맥주에 목을 축이고 타는 속을 끄고 시발 될데로 되라

전화를 끊었다

- 뭐라는데 ? 왜?

= .... 그녀는 결혼회사에 등록한적이 없다는데.

- 벙. -_- 뭔 개소리여.

티무르의 말은 이랬다.

자기 친구들이 한국남자와 결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결혼식에 초청되서 갔다.

한국인 아주머니가 아쌀 이뻐요 이뻐요 사진 하나만. 해서 찍었다.

그러고 연락처 달래서 줬는데 그걸로 계속 아주머니가 선보러 오라고 오라고 해서 몇번 간거다.

한국에 갈 맘은 없다. 어머니 혼자 계신데 어딜 가나. 우즈벡이 좋다. 혼자 어디 나가기 무섭다.

.......

아주.. 좆된거야..

결혼 할 맘도 없는애한테 결혼하자고 들이대고 있는거였어?

그니까 국제결혼 회사에서는 결혼 할 의지도 없던 애를 사진 찍어다가 사이트에 올리고

이 사진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맞선 가능하다고 그렇게 이빨을 털어대셨다?

한국 결혼회사에 대한 실망은 분노로 바뀌고. 헐.... ( 나중에 알고보니 이런건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운영하는 회사 많아요. )

- 나 호텔 갈래.

그러고 나왔다. 폰은 꺼버렸다.

내일 한국에 갈까?

아니면 사마르칸트에 다시 갈까?

부하라 히바 등 그런 관광지나 돌까?

맥주하나 또 사고 호텔방으로 들어간다.

널부러진 짐들. 기타들.

혼자 개 청승떨면서 기타 치고 노래를 부른다.

그녀와 그녀 어머니가 유난히 좋아하던 노래.

눈물에 우즈벡을 씻어버리고 떠야겠다.

안녕 아쌀.







.... 아니지..

한국 가기 싫다면..

내가 여기 와서 살면 되잖아?

너만 있으면 되. 라고 해놓고 왜 꼭 한국이어야 하는거지?

.....머릴 굴려라.


Posted by 인생&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