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이라니. 내가 납치범?

이건 십년전 첫관계 때 1분만에 사정하고 시발 내가 고자라니.. 했던것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말릭에게 전화를 건다. ' 말릭 내가 나쁘다 말했다? '

' 아뇨 횽님. 전 안 합니다 했습니다. '

' 근데 왜 아살 너가 말했다 말한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 그뇨 횽님 시러합니다. '

......전화를 끊었다.

누구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답답함은 커져만 간다.

여기서 그녀의 말은

말릭이 너 나쁘다 했다. 당신 무섭다.

말릭은

난 그런적 없다. 그녀가 단지 횽을 싫어한다.

티무르는

다른여자 찾어. 타쉬켄트에 일반인 쌔끈녀 많다.

티무르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만

이미 난 그녀. 내 평생 이상형. 놓칠 수가 없다.

전화해 일단 만나자고 한다. 다음날 만나기로 하고 혹시나 그녀를 잃을 생각에

맥주를 마신다. 답답하다.

우즈벡 정신나간 나라같으니 수퍼에서 파는 맥주가 12% 알코올이다.

보드카를 자주 먹어서 그런지. 맥주마저 알콜이 높다.

취했다. 티무르 집에 잇는 기타를 들고 그녀집에서 부른 노래를 부른다.

지금 차라리 눈물 다 쏟고 내일 있을 일에 눈물이 없길.

다음날.

아침마다 택시타고 50km거리에서 와야 하는 그녀 . 버스가 없는 이 나라에 참 갑갑하기도 하고

뭐 그렇다. 잇긴 잇는데 장거리 버스는 없다. 걍 짧은 구간 버스만.

그녀를 기다리는 호텔 앞에서 담배만 피워댄다.

똑같이 잃을 생각에 벌써부터 먹먹. 하다.

어쩌지? 어떻게 말을 해야 하지?

왜 이해를 못하지? 결혼회사 통하믄 2천 낼거 너네 집에 얼마 주지도 못할거

그냥 널 찾아서 너랑 결혼하믄 저 돈은 안되도 좀 많이 줄 수 있잖아?

형편 어려워서 결혼하려고 하는건지 한국이 가고 싶은건지 이런것도 물어봐야 하는데

짧은 언어로는 정말 벅찼다. 거기다가 문제는 못알아들어도 알아들은것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생긋 거리는 그녀. 그 미소에 그냥 넋이 나가 벙.. 하게 있었다.

못알아들으면 제발 질문을 하고 . 난 너가 못알아들어도 괜찮아. 옵화는

인내심이 철철 넘쳐흘러 이 땅바닥이 마치 인내심의 종유석같은 남자거든.

왜인지 모르겟지만 언어를 못알아듣는걸 많이 싫어하는것 같앗다.

질문형인 내 물음에도 응. 응. 네. 네. 하고 빤히 쳐다보고만 있으면

대화를 하고 싶은 내 가슴은 답답해도 흐.. 하고 그냥 넘어가고 알만한 대화만 했다.

' 오늘 날씨 좋네 '

' 네에'

' 우리 아쌀 어디 가고 싶어? ^^? '

' 네에 ^-^ '

' 아니 어디 가고 싶냐고 ^^ 어디 가다. 싶어요? '

' 네에? ' 하고 싶어요 라는 모르는 단어에 대한 불안한 눈빛으로 날 쳐다봄.

뭐 이런식이 하루에도 수십번. 대화가 안되 미쳐버릴것 같았는데 이미 난 얘한테 미쳐있어서 괜찮았다.

어딘가 주눅이 들어있는것 같기도 하고.

뭔가 숨기는것 같은 가끔 멍때리는 눈빛.

뭘까.

아차. 일단 난 납치범이 아니라는 것부터 증명을 해야 하지.

아침에 그녀가 오기 전에 놋북을 들고 내 어렸을때 사진과 한국에서 일할때 사진.

호주에서 워킹 한 사진. 등을 죽. 찾아 놓고

공책에는 내가 그간 뭐했나 죽 적어놓았다.

대략 20살.대덕대학 관광과 입학. 재산 0
21살 군대.

22

23 제대.

24 중국어학원 알바하며 주말에는 여행사 가이드. 호프집서빙햇어. 200

25 대덕대 졸업.서울올라와 여행사 취업.짤림.헬스장에서일하며트레이너공부.자격증. 500

26 방송대 무역학과 편입.상공회의소 취업.요리 배움. 1000 .

27 무스쿠스 일식조리사 취업.호주 워킹 출발. 1500. - 그리고 이돈 300은 호주 들고가고

나머지는 집에 줬어.

28

6개월 홍콩 사장밑에서 호주 돌며 물건팔아.700

6개월 장사하려고 공장.식당.전세.돌리며 돈을 모아.옵화 이때 텐트에서 잤어. 바퀴같은 생명력이 있지.  3000

6개월 사장짓 한번 해보려고직원2데리고 한국에서 물건 수입 장사 시작. 망했어. 토마토 농장가 토마토 땃어1000

29
5개월 다시 돈모아야해서 노가다. 호텔요리.하우스키핑.2500

1개월 테솔 자격증. 2000 세금 받을거 500

(혹시나 호주 워킹 궁금하신분은 제 회원정보에 블로그 주소 가보시면 2년간 적은 글 300개 있음.. )

해서 2년간 호주에 있었고 마지막달에 널 보고 종일 네 생각만 했다.

그리고 옵화 전재산 2천500이야. 저걸로 너랑 결혼하고 한국가서 같이 살고싶어.

너랑 결혼하면.

일단 넌 전문대 졸이고. 나랑 말도 안통하니까.

한국 갔다가 다시 돈을 모으거나 있는돈으로 호주에 학교를 같이 들어가.

한명만 들어가면 한명은 동반비자로 갈 수 있어. 그럼 너가 학교가든 내가 가든

둘중 하나 다니고 한명은 돈벌어. 그 나라는 시급 2만원이라 괜찮아. 청소를 하든

접시를 닦던 한국보다 나아. 돈벌어 와서 나랑 장사하자. 옵화 일식튀김 미친듯이 잘 튀겨.

만약 가게를 한다면 난 새우를 튀길게. 그리고 서빙해야하는거 그건 내가 하지 뭐.

설겆이거리가 좀 있을거야. 그거까진 내가 할 수 있어. 손님들 다 먹고 계산해야 하는거 있지? 그것도 내가 하지 뭐.

넌 그냥 내 옆에 붙어있기만 해..



이렇게 한 3시간 정도 설명을 해줬다. 고개를 끄덕 끄덕. 알아써요. 알ㅇ라써요. 하는 그녀.

내가 한 말 절반만 이해해도 좋으련만.

일단 그녀에게 내가 어떻게 살았던 사람인지 뭐해먹고 산 사람인지만 알렸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홀가분해졌다.

할건 다 했다는 생각에. 뭐 이정도면 나를 대략 알겠지.. 그간 있던 사진하고 다 보여주면서 시간별로 정리해줬는데.

마운드에 올라선 투수 맘으로 할건 다 했다. 연습도 충분히 한것 같아. 타자는 올라와있어.

글러브가 보인다. 너와 결혼하고 한국에 가서 좀 편하게 살게하고 싶어.

그리고 널 내 곁에 두고 싶어.

간다 나의 널 향한 파이어볼 !




' 그럼 너 나랑 가고 싶다 한국. 너. 나. 같이. ?'  





.................






' 가고시파요. '

' ^-^ .....' .


기쁨에 귀는 입꼬리까지. 들어갔다.


내 눈은 정확했다.

그리고 내 파이어볼은 그녀의 글러브 안으로!


허나..


또 이어지는 그녀의 말.  



' 지금.안되요 말한다요.다음에.가요. 당신 나 함께. 결혼 업스다. 나 당신 모른다요. '

......


시발 볼이었나.



결국 너 못 알아들은거니..

아님 내가 싫은거니..

내가 너한테 부족한거니..

집에 갈 시간이 되어 집에 가고.

난 또 티무르와 상의 하러 티무르 집으로 향했다. 양손엔 12% 알콜 맥주 1.7리터 하나씩.
Posted by 인생&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