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모님. 75년생......이신데 할머니 포스........

10년전 태권도 사범이신 남편 돌아가심.

젊었을 때 사진 봤는데 ㄷㄷㄷㄷㄷㄷ 자밀라였음.

피부는 관리 하고 안하고의 차이. 처절하게 느낌. -



취해 잠이 든건지 울다 지쳐 잠이 든건지

아침에 깨어보니 벌써 오후다. 폰을 켜본다.

문자가 온다.

그녀다.

러시아어로 왔다.  러시아어 몰라서 또 막막.

나가서 영어 아는 사람 찾아서 뭐라 보냇나 물어볼까?

근데 영어 아는 사람이 드물어.. 그래도 물어볼까.

티무르한테 전달로 보낸뒤에 답 보내달라 할까 그러다가

어차피 끝났어. 반쯤 포기 상태다.

근데 하나 더 온다.

I love you. good bye.. .. . .. mi an ne yo.

.....시발 사랑한다면서 왜 내가 싫어ㅠ 왜 한국 못가

왜 나랑 결혼하기 싫어 하믄서 또 끅끅 거리며 베게 붙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

우즈벡으로 취업 올까? 삼촌이 빵가게 한댓으니 취업비자 내달라 할까? 집에 찾아가 날 사랑한다 할 때까지 대문앞에 짱박혀 있을까?

전화가 온다.

지쳐있어서 말하기가 힘들다. 흑.

그녀 목소리도 가질수 없다는 생각에 묻혀 그저 그렇다.

근데 타쉬켄트로 온단다. 왜. 또 왜 와 와서 안녕히 가세요

이런거 할거면 오지마 ㅠㅠㅠㅠ

' 나 .가요. 타쉬켄트. 당신. 보고시파요'

시발 굿바이라면서 ㅠㅠ 오지마ㅠ ㅠ

하면서도 빨리와ㅠㅠㅠㅠㅠㅠㅠㅠ

와서 뭐라고 하려나. .

씻으러 들어갔는데 뜨거운 물이 나오질 않는다.

아..10불짜리 호텔은 어쩔수 없구만.

찬물로 샤워를 한다. 정신이 번쩍 드는게

집에 가고만 싶다. 벌써 2년1개월을 밖에 나와있었다.

2년간 하고싶은것만 하고 살았는데.

한국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싶은게 이상형 찾아 결혼이었던가. 어지간히 미쳤고만.

호텔앞에 도착했다는 그녀. 나가서 일단 안아버려야겠다.

했는데 어머니랑 같이 왔다.

어머니는 날 보고 볼을 어루만지시며 뭐라고 하신다.

' 수척해졌고만 이눔시키. ' 뭐 이런거겠지.

그녀도 날 보며 걱정스런 눈빛이다. 어제 울건 다 울었어 임마.

애써 밝은척 하며 식당으로 간다. 밥이든 차든 뭘 놓고

이야기를 해야 하니..

바로 질문이 날라온다.

' 웨 나랑 결혼 시파요? '

' 한달 동안 당신을 찾았다. 꿈에나왔다. 생각하다.

운명이다. 운명 같이. 운명 처럼. 생각했다.

만났다. 후에 사랑 느꼈다. 만나고 싶다. but  당신 말한다

우즈벡 여자 남자친구 없다. so 결혼하다 싶어요.  '

' 아라써요.'

어머니와 계속 말을 말을 한다. 못알아들으니 갑갑.

어머니 날 보시더니 손가락을 보이며 손가락에 뭔가 끼우는 시늉을 하시며
그녀를 가리킨다.

아 이거 청혼하라는 거구나 .

허락이 떨어졌다.

날 보고있는 그녀. 아직도 그냥 숨이 멎게 이쁘다. 넌 내 이상형.

' 나랑 결혼 할래? '

' 네?..?'

' 나랑 결혼 해줄래? '

' 네?? ' 멍해보인다.

아차. 이거 청혼하라는게 아니었던가1?

아냐 맞는건데. 그녀가 못알아듣는거야.

결혼이라는 단어만 알아듣는거지..

' 당신. 나. 결혼. 습니까? '

웃는다.

'네. . '

반지는 없다 . 준비를 안했으니.

어머니께서 결혼할 여자 주라는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장모님 의자 앞으로 가

' 캬다  라흐맛. ' 하고 큰절하고 일어나질 못하겠다.

눙물이 ...........

정말 사랑하는 그녀랑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 기쁨은

.....아참 전에도 한번 있었지.

이 목걸이는 사실 전에 한번 결혼하자고 했던 여자에게 간적이 있었다. -_- 그년이 바람나서 다시 가서 내놓으라고 한거. . 결혼하자고 해서 한다고 햇음 지켜야 할거 아녀?
아마 여기서 내 한국 여자에 대한 정내미가 뚝 떨어졌던것 같다.



암튼 못일어나는데 장모님이 일으켜 세워주시고 울지 말라고
ㅋㅋㅋㅋ 애냐고 ㅋㅋㅋㅋ 네. 멘 요쉬볼라 (난 애에요. )

그렇게 그녀와 어머니. 밥을 먹는데 이제 날 요보라 부르는 아내.

요보. 요보. 요보. ㅋㅋㅋ

그리고 자기라고 불러도 대.

쟉이 쟉이 쟈기?  

아무렇게나 불러 ㅋㅋㅋ

이제 손붙잡고 다닌다. 거칠다. 평생 크림한번 안바른듯하다.

옵화가 매일 주물러 줄게.

그러고보니 21살인데 얼굴에 주름도 많다.

관리를 안했으니.......

결혼하기로 하고서 그녀 얼굴에 맘에 안드는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11자로 미간에 주름이 밭고랑보다 깊게 파여있으시고.

딸내미도 비슷하다. 무슨 말할때나 전화 할때나 기분 안좋으면

눈썹 사이에 밭고랑이 파인다.

너 그거 왜그래? 하니 우즈벡 남자 말해요. 우즈벡 여자 안되요.

그럼 이거.  하고 인상쓰는 시늉을 한다.

남푠한테는 안해요. 하고 웃는다.

이제 나한테 인상 쓰지마 ㅎㅎ..

그래서 다른남자가 말걸거나 할때 계속 인상을 쓰고 있었나보다.

남자 유혹하면 안된다고.

갑자기 독일산 세퍼드가 왜 생각날까-_-..

집에 보내고 그녀와 문자 전화로 대화를 한다.

아직 난관이 하나 더 있다. 할머니 집에 가서 인사하는것.

그녀는 할머니를 끔찍이도 싫어했다.

그녀 어머니도 마찬가지.

남편 중심의 우즈벡에서 남편이 없으면 여자가 권력을 잡는다.

하늘에 신있고 그 밑에 남편있다.

남편이 없으면 할머니나 삼촌들이 쥐고 흔든다.

할머니 이야기만 나와도 경련을 일으킬것 같은

그녀와 장모님 때문에.

나도 긴장을 한다.

내일. 할머님 댁에 가 최종 허락을 받아내야 한다.

끝판왕 깨러 가는 왕자가 된 기분이다. 널 꼭 우즈벡에서 구출해내고야 말겠어.
Posted by 인생&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