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도피였다.

한국에 있으면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직장도 없고 학벌은 전문대 2년 졸업에 방송대 편입 국립 4년제긴 한데 방송대. 솔직히 꺼림칙했다.

관광과 졸업에 무역과 편입이었지만

서류로 하는 일에는 자신이 없었다. 상공회의소에 계약직으로 있을 때 갑갑해 퇴근하고 요리학원도 다니고 자격증 공부도 해보고

새벽에는 운동 저녁에는 각종 학원 등.. 아 괜찮게 살았네-_-

이때 계약직이란거에 질려버려서 속앓이를 좀 했다.

4년제 제대로 된데 나와 정규직으로 들어와 일하고 있는 애들과 연봉은 두세배 차이였다.

그래 너네 비싼 학비 내고 학교 다니고 왔으니깐 그럴 수 있지 생각했지만 배알이 틀려 미칠것 같았다.

이래서 언제 돈모아? 이래서 언제 내 집 사? 내 월급은 고정되어있고 무슨 일을 해도 140을 넘을 수가 없었다..

방값은 월세 20에 보증 200인 옥탑방이어서 돈은 모을 수 있긴 했다.. 월 60 80 쯤.

답답한 마음에 술만 쳐먹고 놀러만 다녔다. 여친까지 있어 돈은 금방금방 썼다.

헬스장

조리

여행사

무역회사

대강 이런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는데

무슨일을 해도 성에 차질 않았다. 한국은 너무 빨리빨리 돌아갔고, 할것도 없는것 같은데 너무 할 게 많았다.

낭떠러지 끝에 있는 기분이었다. 친구들은 내가 서울에서 일 잘하고 방도 얻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맘 속에 병은 곪다못해 썩어버린것 같았다.

일하고

술먹고

자고

일어나고
일하고

술먹고

자고

일어나고
일하고

술먹고

자고

일어나고
일하고

술먹고

자고

일어나고

참을 수 없는 병신짓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답답하게 살다가 가긴 싫었지만 뭐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고 여친과 헤어지고

충격을 좀 받았던가

또 술만 먹고 저 생활의 반복이었다.

달라진건 술먹을때 화제거리뿐이었다. 아 찌질해..

그러다가 전부터 꿈꿔온 캐나다 워킹.

이제 드디어 갈 때가 되었다 생각했다.

26살이었다.

고민따위는 없었다.

그냥 지원했다.

한국보단 나을 세상이라 생각하고 썼다.

너무 많은 술친구도 싫었고

술집도 싫었고

지겨운 모든걸 놔버리고 싶었다.

..

서류에서 떨어졌다. 시팔 캐나다.

다시 캐나다 인턴쉽과 호텔 조리? 이런거 연계해서 보내주는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었고

통장에 4천만원 이상이 찍혀있어야 갈 수 있다는 말에 좌절했다..

내가 모은돈 천오백만.

이천오백만은.. 우리 집에 없었다..

이천 오백만.. 그게 있어야 캐나다 가서 영어공부도 할 수 있고 인턴쉽에 호텔에서 일을 할 수 있는데

......

또 술만 쳐먹는 나날이 시작됫다-_-..

나름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틈틈히 학원도 다녔었지만

아니 대체 뭐가 불만족 스러운건지도 모르겠는거다..

그냥 답답하고 갑갑하고 나 이렇게 있어도 되나 나 꿈이 뭐였던가

아.. 세상 모든 땅을 다 밟고 싶어했지..

세상 모든 일도 다 해보고 싶어했었지..

5대양 6대주 아가씨들을 만나고 싶어했었지-_-.. 이게 고등학교 때 꿈이었다.

그러고 생각만 하고 살고

건대 무스쿠스에서 일을 하다가 호주 워킹 다녀온 놈을 만나게 되고

호주가 신천지였구나-_- 하고 바로 지원해 와버렸다.

그러고 3개월 째.
Posted by 인생&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