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홍도동에 청룡아파트라고, 방 두개짜리에 전세로 살고 있었다.
대전은 집값이 저렴한지,
전세가 2500 이었다 .
아파트 5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그랬는지도..
집은 약간 허름하고, 문지방에 페인트 벗겨지고, 베란다 하수구에서 가끔 비오면 악취 올라오는 정도였는데,
전세금을 낼 돈도 없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들어왔다.
내 집은 언제쯤 생길건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난 대한민국 가장이 된 기분을 제대로 느꼈다.
집없는.
대출받아 전세금부터 메꿔야 하는
결혼하고 애가 한살된 트레이너의 삶은
생각보다 고달펏다.
월급은 백이십에 나가야 할돈은 수십이었으니까,
그걸 벗어나고 싶어 영업과
피티에 그렇게 목을 멧는지도 모르겠다.
인센티브와 피티가 나를 월급 인생에서 벗어나게 해줄거라는 종교보다 깊은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남대에 쎄짐을 차리면서,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만들었다.
그리고 크로스핏 체육관 쎄짐이 완성되며, 헬스장 트레이너 퇴사.
내가 나가서 전단지 뿌리고 회원 데리고 와서 영업하는 체계.
직원을 키워서 직원들과 비젼을 만들어가며 앞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고맙게도 영업에 특화된 나와 비슷할 정도의 영업력을 가진 고등학교 친구 김민자가 들어오고,
매출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원은 현재 나와 민자, 둘에서
총 8명. ....
아니 집 이야기로 이런걸 왜 적냐면
글쎄 왜 적지
난 지금 기분이 좀 다운되서,
그냥 이것저것 끄적이는거다.
누가 그랬는데
니 일기를 왜 인터넷에 올리냐
일기장에 쓰면 될걸.
음.
이건 영업용 블로그이기도 하지만, 내 개인의 기록이기도 하다.
내가 글씨가 좀 개판이라, 타자로 쓰는게 성격상 좋다.
글씨 개판인데 빨리 써서 더 개판되면 보는 나도 짜증나는데
이건 빨리 쳐도 나중에 읽을 수 있고.. 뭐 그렇지.
일기라던가,
블로그 독자들과의 소통이라던가
뭐 별 상관없다.
내가 세상에 있었다는걸 이렇게 좀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블로그가 남겠지.
내 영혼은 블로그에 남을 수 없을까?
사라지는것과 소유하는거에 대해
...
그렇게 잘 지내고 잇는데
갑자기 부동산에서 문을 두드리고,
누가 집보러 오고,
다음날 집이 팔려버렸다.
우리 전세 계약기간은 한달이 남은 상태에서 팔린거라 우린 그냥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월세로 살라고 했지만 월세 30 내는건 별로였다.
집없는 설움.
갑작스런 쫓겨나는듯함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
....아무튼 그 전세빚이 있는 상태에서 또 빚을 얻어서
용전동에 빌라를 샀다. 4층이 우리 집인데,
급매로 나온걸 싸게 사긴 했어.
짐은 어찌나 많았는지, 1톤 트럭 꽉채워 두대.
올때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리고 살면서 그렇게 많은 짐들이 필요할 것 같지도 않은데,
마치 저게 내 인생의 짐같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가끔은 그냥 텐트 하나 냄비 수저젓가락 가스렌지 차에 실어서 여기저기 떠돌던
호주가 너무 그립다.
난 정말 가벼운 사람이었는데, 바람같이 떠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내 가게가 있고,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아기가 있고, , ,
가진게 많아서 행복한데,
한편으로는 너무 많고 행복해서 나약해지는것 같아 서럽다.
아무것도 없는 도전자 인생이 나는 더 좋은데,
이제는 가지고 있는걸 지키려는 사람이 되어버리는것 같아
발걸음 떼는게 너무 진득하다.
가볍게 떠다니는 사람이고 싶다.
삶이 무겁지 않게,
인생의 무게에 짓눌리고 싶지 않아.
그러기 위해
오늘도 내 등에 짊어진 스콰트는 무게가 올라간다.
인생의 빡셈은
얼마나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느냐와 같은듯.
내 스콰트가 무거울수록,
난 더 가벼운 발걸음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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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있다.
한남자가 울상으로 이야기한다
큰일이다. 걱정이야. 다음주까지 은행에서 천만원을 갚으래. 난 지금 돈이 하나도 없는데.
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가
어이없다는듯이 하는 이야기
니가 왜 걱정이냐. 돈 못받을 은행에서 걱정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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