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답답한 일들이 생겨난다.
호주에 있을 때는 그냥 맘 놓고 돈 벌고 놀고 쓰고 했었는데. 다시 한국에 오니
집에서의 압박. 주변 친구들의 소식등 알게 모르게 비교하고 비교 당하고 살고있다.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다시 나를 외국으로 내 모는것 같다.
아무도 없는 해외. 여기같이 날 아는 사람들이 너 요새 뭐하고 사냐 등
그거 해서 머 먹고 사냐. 어떻게 살거냐 등. 관심이 부담스럽고 듣기 싫다.
관심인지 지나친 간섭인지 구분도 못하겠고.
나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는 따위의 지껄임도 지친다.
그립다. 다시 외국이.
그냥 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
한국에 온지 20일정도 되었는데 많은 일이 있었다.
급전이 필요해 알바 자리를 찾다가 간 여성 전용 바에서 일주일 내내 술쳐먹으며 아가씨 앞자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듣다가 면접에서 떨어져 나왔었고.
자동차 정비 학원에 등록하고 어머니 호프집 경영에 뛰어들었고.
......이루 말 할 수 없는 일이 몇개 더 있는데 이건 패스. 이런데에 안적으면 잊혀지는거다.
한국에 와서 겪게 될 임금 격차와 불확실한 미래 등
다 예견은 하고 있었는데 정말 막상 닥치니 짜증만 난다.
여전히 집안 사정은 좋지 않고 내가 일으켜 세우기엔 에너지가 부족한건지 포기할 마음이 생겨버린다.
이 악물고 어떻게든 해봐야지 뭐든 해봐야지 하지만 월 150 정도 되는 모든 자리에 들어갔다고 할 때
월 400받던 호주에서의 생활과 너무나 차이가 크다. 돈만보고 사는거냐고?
150으로 생활 하며 돈 모으는거랑 400 으로 생활하며 돈 모으는거는 진짜 천지차이다.
다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지만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생겼다.
여기에서 오는 막막함. 아직 때가 아니었던가 하고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게 날 앞으로 밀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거다. 이 악물고 벌어 .
이 악물고 아끼고. 생활하고.
계획대로 살지 않고 즉흥적으로 사는 내 인생이 갑자기 너무 무책임이나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잇는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내가 계획이 없던가? 있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진빠지고 기운빠지고 술 담배에 쩔어 사는 나날들이다.
다시 나가고만 싶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 리셋하고 싶다.
막막한데 .
이걸 풀 .. 능력이 없다는게..
날 자꾸 내 안으로 침전시킨다. 가라앉는다.
이게 나였던가?
친구 병화와 한잔 하고 와 담배 꼬나물고 쓰는 내 모습에
이 악물고 수전노 소리 들어가며 돈벌어 집에 투척. 을 목표로 달려만 왔던 호주 생활을 그립게 한다.
한국은 현실이다.
이곳에서 왜 난 꿈을 꿀 수 없는가
담배연기마저 흐느끼듯이 허공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