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다름없는 성인연기학원 수강.
토요일이었다.
항상 2층에 도착해 캐스팅 디렉터 누님들과 인사하고,
대기 의자에 앉아 연기 공부 하는 책 좀 보다가 대표이사님과 인사를 하고 수업받으러 올라간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이상했다.
같이 간 정현이가
고등학생 역으로 내일 가서 촬영 좀 하고 오란다.
나는나느나?@?!!??/ 나는?!?! 하고 싶었으나 맡는 역할이 아니기에 그러는건 오버기 때문에
얌전.
우리 귀여운 정현이는 형 나 먼저 가요.. 배우의 길로. . 하아아아아ㅏㅏ... 으하하핳핳ㅎ하ㅏㅎ하ㅏㅏㅏㅏ하고 신났다.
흫ㅎ흫흫흫흐흐 배우.. 후훟ㅎ핳하핳ㅎ하하ㅏㅏㅏㅏ
나는 그전전 주정도에 홈쇼핑 광고모델 섭외건이 들어왔으나 못갔으니
내가 먼저 경험을 해볼 수 있었는데 좀 아쉽단 생각이 다시 들고.
귀요미 정현이는 계속 옆에서 으킄ㅋ킄킄ㅋ 배우 ㅋㅋ킄킄 연기자 ㅇ크킄크크 하고 잇엇다.
촬영 현장에 간다는게 신기했으며, 일단 보조출연 발탁된 정현이는 내일 새벽 6시에 드라마 전세 버스 타고 가기로 되어있다.
나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가
수업이 끝난 후
대표이사님께서 같이 가서 현장 분위기를 보고 와라~ 라고 해서 갔다.
학원생과 샘과 양꼬치를 먹고는
현장에서의 주의점.
현장 이야기
등등
아주 피가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심.
사우나로 이동.
신사에 게이가 많아서 경찰이 자주 온다는 사우나였다-_-..
벽에는 원치않는 접촉으로 인해 불쾌감을 주니 하지 말라는 벽보도 붙어 있던 사우나....
으음?
요즘 한창 프로필 사진과 뷰티바디 시합이 있어서
복근과 몸매 정점을 찍고 있던 나는 뭔가 좀 위험한 감이 .... 있었지만 설마 했다.
뭐 설마였지만
대신 게이로 추정되는 남자 한둘이 날 굉장히 유심히 보는듯한 눈빛을 받았다.
왜 그런거 있잖아.
고개를 돌려 나는 저쪽 보고 있는데 그사람 시선과 얼굴 방향이 나쪽으로 향해 있는게 보이는거
그러고 뭐지 하고 봤는데 눈 마주쳤다가
눈을
눈길을
피하질 않고 날 더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태닝 해서 살짝 검어진 내 근육과 살결을 뚫어져라.....
보고 있던 그 남자....
..... ...
의식 안하는 척 하고 있다가
설마 설마 게이는 아니겠지. 뭐 눈 마주친다고 뭐..
그러고 있었다.
그러고 나가서 머리 말리고 있었는데
음..
의도치 않게 뒷모습을 봤는데
엉덩이 사이에 수줍은 나비 문신이 하나 있었다.
어..음.. 나비라..
일반적인 남자들은 용이나 호랑이나 트라이벌을 할텐데..
나비라...
엉덩이 사이 골에 나비라 음....
나비에 대한 환상이 깨짐.
그러고 다시 눈빛 마주침을 피하지 않는 그를 더 쳐다봤다간 안될것 같아서
자리를 피했다.
잘생기긴 했는데 난 여자가 좋아서 ..
말은 못걸었네.
그 엉덩이 사이에 있는거 나비에여?
나방이에여? ㅎ
잘 날게 생겼네.....라고 했다면 나는 촬영장에 못갔을수도..
암튼 그렇게 사우나에서 급히 나와 집결 장소로 도착.
학원 앞에서 모여서 가는거라 오분만에 도착.
보조출연 하는사람들 모여있고
버스타고 간다.
도착한곳은 모대학..
그런곳이었고
인사하고
현진이, 정현이 .
나 .
저 둘은 교복 받고 준비하고 있는데 난 뻘쭘하게 돌아다님.
사복에 아저씨라서
촬영 스텝같은 느낌인듯.
별 말 하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는 굉장히 거친 현장이라는데 조용히 반장 따라다니며 카메라 옆에, 감독님 옆에
여진구 배우 옆에. 서있었다.
나는 나이먹어서 스텝 간지인듯. 처음 보는 나에게 아무 거부감이 없던듯. (물론 반장 옆에 딱 붙어 있었음)
응 여진구? 티비를 안보는 나는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누군지 몰랐어서 정말 죄송....
얼마전 개콘에 한번 나온걸 본게 다였다. 그나마 그것도 집에 와서 누구지 .. 하고 찾아봄.
찾아보니 엄청난 배우였다.
화이라는 영화에서 몰입도와
헤픈 달이라는 조선시대 드라마인가? 에서도 아역으로 활약.
.. 헤픈 달인지 뭔지는 안봐서 모름....대신 유튜브로 연기한걸 봤는데 엄청났다.
-검색..-
....해를 품은 달이었군. 해품달.
그리고 목소리도 간지.. 연습중. 발성이 잘 되는 케이스인듯.
집에 와보니 마누라가 엄청 좋아한다고 ....
나 옆에 서있었다고 하니 깜놀....어깨도 부딪혔다. ㅋ
여진구배우 외에는 설현? aoa 라는데 이 아가씨도 아이돌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이분이 설현.
aoa 라는 가수.
이미 난 30대라 ... 아이돌은 .... 거리가먼듯.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몸은 탄력있어 보였다.
아이돌은 마르기만 할 줄 알았는데
저 턱선 유지하면서 허벅지 근육량등을 봐서는 식단과 웨이트가 병행되고 있는듯.
그리고
와 뒤지게 이쁘네 이세상 사람같지 않다 했던 배우가 있었는데 길은혜 라고 했다. 조아라 역이라고 하는데
이 드라마 제목은 오렌지 마말레이드였다. (인터넷에 어느정도 정보가 떠서 올립니다. 문제되면 연락주시면 삭제해여^^)
실제로 보면 인간같지 않음.
연예인같음.
처음 옆에서 본 현장은
뭔가.. 아 사람들 다 일을 하고 있구나.. 했고,
인상 깊었던건
카메라에 나오는 사람들 얼굴이었다.
티비에 나오는 그런 샷으로 .. 대화 씬이 있다면
전체로 한번 찍고
배우 상반신한번. 상대 배우 상반신 한번. 찍는거였다.
총 같은 장면 세번 찍음.
이때 보조출연 하는 학원 생들은 짧게 짧게 지나가듯이 나옴.
배우가 아닌 보조출연 하는 사람들은 정말 카메라에 스치듯이 나오는게 뭐랄까..
슬프면서 아련했다.
카메라는 배우들만 찍고 있는데
- 이것보다 더 큰듯.
보조출연하는 배우들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야한다. 카메라는 찍지도 않고 있는데..
카메라로 보고있으려니 저게 굉장히 슬프면서, 초반에 내가 가야 할 길이겠거니. 한게 기분이 이상했달까.
결국 배우의 길을 간다며 들떠있던 정현군은 여진구와 설현 상반신 샷에 가려져 저쪽 끄트머리에서 교복 실루엣만 보이는
마네킹 같은 느낌으로 현진이와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그 씬이 끝나고
대기하던 교실로 들어간 내게
정현이와 현진이는 ' 형 나 잘나왔어? 머리 좀 작게 나와야 되는데.. 머리스타일 괜찮았어? ' ( 보조출연하는애들은 카메라에 어떻게 비추는지.. 모니터링이란거는 할 수도 없게 가까이 오지도 못한다. )
' 뭔 개소리야. 너 안개처리되서 넌지도 모르고 저쪽 끄트머리에 개미만하게 나오는구만 '
' 아 ㅅㅂ ..... 머리 만졌는데.. 아 ㅅㅂ.. 신발 마크 지웠는데 '
' 여진구 설현만 잡히고 니넨 하나도 안나와 ㅎ'
보조출연이 그렇지 뭐..
그나마 티아이 학원에서 같이 간 대사 있는 애들은
대사 치는걸 봤다.
전부 전문반 학생들인듯.
감독님이 지적하는 건 주인공을 보고 대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된 애가 하나 있었고,
계단 걸어내려오는 속도와 위치 지적. ( 얘는 신발하고 바지만 나오는데 이거 열번 한듯. )
대사없는 그냥 저쪽에서 학생들 노는 역할. 뭐 이런애들도 최선을 다해 노는 연기를 했다.
근데 안나옴.....
보조출연에서 고정출연으로 넘어간 애들은
대사가 있고, 얘네는 다 이쁘고 어느정도 생긴 애들이었다.
특히나 모니터로 확인하니,
'턱선' 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보조출연 애들은 턱선이 희미하고,
설현 여진구 길은혜 배우들은 역시나 선명한 베일듯한 턱선.
아.. 다이어트를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그러고 이제 저 씬이 끝나고 야외씬이 있는데
점심시간이 되어 밥먹고.
밥은 사먹어야한다. 육천원. 밥값 안나옴.
보조출연 해서 얼마 받는진 모르겠는데 아마 학원에서 떼갈것 같은데 . 떼갈지 안떼갈지 모르겠지만
항상 느끼는건
중간에서 소개시켜주고 돈떼어가고 하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다는거다.
돈은 그리고 그런 ' 가운데 ' 가 버는 자본주의 구조. 사업 구조.
보조출연자는 꿈에 가까이 가고 있어 좋고,
소개시켜준 사람은 소개비 받아 좋고,
쓰는 사람은 그래도 어느정도 할 줄 아는 사람을 써서 좋고 , 뭐 그런 구조겠지만.
연기쪽도
정규직은 배우,
비정규직은
조연,
보조출연자들은
알바.
사회 구조는 어쩜 이렇게 다 비슷비슷한지.
정규직은 회당 몇천 씩 가져가고,
비정규직은 회당 몇십에서 몇백일테고,
알바는 몇만원..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2&no=24&weekday=tue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2&no=24&weekday=tue
송곳이라는 만화에 2-9 화는 이부분을
너무나 잘 설명해주고 있다. 꼭 보시고 자본주의 고용 형태 이해하시길.
알바를 넘어
비정규직.
비정규직에서 또 몇년 후 정규직까지 가야 하는
이 배우, 연기자 라는 직업은
또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의 꿈을 먹고 사는 일일지.
보조출연 한번 다녀오고 많은걸 느낀 하루였다.
배우의 길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고난이 느껴져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올라갈 수 있을 곳이긴 한것 같은데.
언제쯤 저 곳에 설 수 있을지.
여진구배우 바로 옆에 섰을 때 명함 있었으면 명함 주면서 개인트레이너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라고 하고싶었다.
어깨를 좀 키워주면 좋겠는데 말이다. 혹시 여진구 선배님 이 글 보시면 연락 주세여^^